냉장고를 정리하다 보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거 유통기한이 지났는데, 먹어도 괜찮을까?” 많은 사람들이 ‘유통기한 = 먹지 말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식품에는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라는 두 가지 표시가 있으며, 그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알면 불필요한 음식 낭비를 줄이고, 안전하게 식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1. 유통기한이란?
유통기한(Expiration Date)은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한을 의미합니다. 즉, 제조업체가 “이 날짜까지는 진열하거나 판매해도 된다”고 정한 기간입니다. 판매 가능 기간을 기준으로 설정되며 소비자의 섭취 안전 기간보다 조금 더 짧게 설정됩니다.
예를 들어,
제조일이 10월 1일, 유통기한이 10월 15일인 우유라면
→ 10월 15일까지 마트 진열대에 올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라도 보관 상태가 양호하다면 섭취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2. 소비기한이란?
소비기한(Use-by Date)은 식품을 실제로 섭취해도 안전한 기간을 말합니다. 이 날짜 이후에는 식품의 품질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유통기한 = 판매 기한
소비기한 = 섭취 가능 기한
즉, 유통기한이 지나도 소비기한이 남아 있다면 아직 먹을 수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3. 유통기한 vs 소비기한 비교표
| 구분 | 유통기한 | 소비기한 |
| 기준 | 판매 가능한 기한 | 섭취 가능한 기한 |
| 의미 | 품질 유지 중심 | 안전성 중심 |
| 설정 주체 | 제조·유통업체 | 식품안전기관 기준 |
| 목적 | 유통 관리 | 소비자 건강 보호 |
| 예시 문구 | “유통기한: 2025.10.10.까지” | “소비기한: 2025.10.17까지” |
| 기한 이후 섭취 | 상태에 따라 가능 | 섭취 금지 |
4. 식품별 소비기한 예시
식품 종류에 따라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의 간격은 다릅니다. 아래는 정상 보관 기준에서의 일반적인 예시입니다.
| 식품 종류 | 유통기한 후 섭취 가능 기간 (소비기한) | 보관 조건 |
| 우유 | 약 5~7일 | 냉장(1~5℃) |
| 요구르트 | 약 7~14일 | 냉장 |
| 달걀 | 약 15~20일 | 냉장 |
| 통조림 | 약 1년 이상 | 실온 |
| 라면 | 약 2~3개월 | 서늘한 곳 |
| 냉동식품 | 약 6개월 이상 | 냉동(-18℃ 이하) |
단, 이는 정상 보관된 경우에만 해당되며, 색이 변하거나 냄새가 이상하다면 날짜와 관계없이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5. 왜 그동안 유통기한만 표시됐을까?
우리나라 식품 표시 제도는 오랫동안 ‘판매 관리 중심’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섭취 가능한 기간을 알기 어려웠죠. 이로 인해 아직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대량 폐기되는 식품 낭비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음식물 쓰레기의 약 13%가 ‘유통기한 오해’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소비기한 표시제’를 도입했습니다.
6.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
2023년부터 일부 품목에 시범 도입, 2031년까지 대부분의 식품에서 소비기한 표시제 전면 시행 예정
현재 우유, 두부, 냉장 햄류, 김치 등은 소비기한 병행 표기 중
이 제도는 소비자에게 보다 명확한 안전 기준을 제공하고, 식품 폐기량을 줄여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됩니다.
7. 올바른 식품 관리 팁
라벨 확인 습관 – 구매 전 제조일, 유통기한, 보관 방법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개봉 후 빠른 섭취 – 한 번 개봉하면 공기와 습기에 노출되어 세균 증식이 빨라집니다.
색·냄새·점도 확인 – 날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접 확인하는 감각’입니다.
선입선출 원칙 – 오래된 제품부터 먼저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정리
| 구분 | 핵심 포인트 |
| 유통기한 | 판매 가능한 기한, 유통 관리 목적 |
| 소비기한 | 안전하게 섭취 가능한 기한, 건강 중심 |
| 소비기한 표시제 | 2031년 전면 시행 예정 |
| 유통기한 지난 식품 | 상태가 좋다면 섭취 가능할 수도 있음 |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무조건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제품의 상태를 잘 확인하고, 소비기한 개념을 이해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경제적으로도 현명한 소비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