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외부활동 중, 빈혈로 쓰러지면서 낙상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을 당했다. 약 30초간 의식을 잃었기에 정확하게 어떤 모습으로 쓰러졌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쓰러진 곳은 수목원의 흙바닥이었는데 어디에 부딪혀서 골절이 되었는지 알 수없다. 추측하기로는 메고있던 배당에 들어있던 노트북에 부딪힌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배낭 뒷면에 뚜껍고 푹신한 쿠션이 있었고 노트북은 아무 이상도 없어서 이것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 수도 있다. 사실만 보자면 서 있다가 쓰러졌고, 척추 압박 골절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척추압박골절 후 8개월

척추압박골절 후 8개월이 지났다. 지난주 토요일 대학병원 척추센터 외래를 다녀왔다. 마지막으로 X-ray를 찍고 주치의와 진료를 보았다. 지난 3월에 찍었던 X-ray와 비교해보았을 때, 똑같은 모양이어서 더 나빠지지 않고 그대로 굳은 것이 확인되었다. 골절된 요추 1번 뼈의 앞쪽이 뒷쪽보다 납작하게 눌린 모양이다. 흉추 12번은 금이 가 있는 상태였는데 다행히 모양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다.
더이상 외래에 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 병원에서 더 할 것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척추 모양은 좋지만 조심스러운 부분은 아직 젊기에 나이가 들어서 골절된 뼈 부분이 구부러져 등이 굽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항상 등을 곧게펴고 자세를 똑바로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담당의는 근육 운동을 서서히 하라고 추천했다.
척추압박골절을 당하고 거의 3개월은 누워서 지냈다. 다행히 신경을 건드리지 않아서 수술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척추가 더 압박될 수 있고 모양이 틀어질 수도, 신경을 건드릴 수도 있어서 최대한 뼈가 움직이면 안되었다. 기저귀를 차고, 누워서 밥을 먹고, 가만히 천장만 보는 날이 많았다.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내 손으로 무엇도 할 수 없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무기력함이었다. 몸이 아픈것보다 멘탈이 흔들리는 것이 힘들었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은 위로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팩트이기도 하다. 계속 누워만 있으니 나날이 허벅지가 앙상해져서 ‘이러다 온 몸의 근육이 다 빠져나가 걷지도 못 하는거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일을 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힘들어질까하는 걱정도 시간이 지나니 서서히 옅어졌다.
척추압박골절 후 시간 _ 근육, 멘탈, 통증
3개월정도 지나니 혼자서 화장실도 가고, 집 앞 편의점도 갈 수 있었다. 나의 경우는 빈혈때문에 척추 상태가 조금 나아졌을 때도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일이 반복되긴 했다. 빈혈약을 처방받고 치료를 하면서 빈혈이 완화되자 외부 활동을 조금 할 수 있었다.
3개월 넘게 누워있으면 다리근육이 정말 많이 빠진다. 혼자 일어서는 것 자체가 힘들고, 무언가를 잡고 일어나거나 부축을 받아야 한다. 회복하기 위해 서서히 서있는 시간, 걷는 시간을 늘렸다. 다리에 힘이 없어서 외부에서 걸으면 사고가 날까봐 집안에서 벽을 잡고 조금씩 걷다가 조금 괜찮으면 밖으로 나가 아파트 단지를 돌았다.
본격적으로 외부 산책을 한 것은 골절 후 5개월 정도 지난 후였다. 집에서 조금 멀리까지 나가고 하루에 30분 이상걸었다.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 뿐이었다. 물 속에서 걷는것이 척추에 무리가 안가고 도움이 된다고 들었는데 동네 수영장은 강습만 가능하고 걷기는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매일 열심히 걸었다. 매일 7,000보 정도. 7,000보는 일반인들이 일상생활 하는 정도다.
6개월정도 까지는 통증이 계속해서 있었다. 설거지를 10분 미만으로 해도 허리가 아프고 청소를 조금만 해도 아파서 틈틈히 침대에 누웠다. 시간이 갈 수록 서서히 통증이 줄어드는것이 신기했다. 이틀에 한 번 정도 아팠다가 일주일에 한 두번 아팠다가 지금은 특별히 많이 움직인날,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청소를 한 날만 조금 아프다.
다치고 난 후, 6개월만에 인바디 측정을 했다. 체중이 5kg 정도 빠졌는데 거의 근육이 빠진거였다. 오랫동안 누워만 있고, 신체 활동이 줄어서 전체적으로 수치가 좋지 않았다. 근육이 빠지기는 쉬운데 다시 채우기가 정말 힘들다. 건강한 식습관, 운동 만이 정상 수치로 돌아오는 방법이다.
척추압박골절 후 운전, 달리기, 조심해야할 것
운전은 거의 6개월 후부터 본격적으로 가능했다. 4개월 정도부터 가능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보조기를 차고 앉으면 불편해서 하지 않았다. 6개월 후부터는 불편함이 거의 없었다. 허리 뒤에 푹신한 담요같은 것을 대주면 좀 더 편했다. 거의 8개월이 된 지금은 그마저도 없어도 괜찮다.
척추압박골절을 당하고 큰 차이가 났던 것은 달리기다. 4개월 정도 까지는 당연히 걷기도 힘들었기에 달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발걸음마다 척추가 영향을 받는것이 느껴졌다. 이후 한 번씩 되는지 안되는지 시도해보았다. 5개월 정도는 살짝 천천히, 6개월 후에는 조금 빠르게, 8개월인 지금은 다치기 전, 평상시처럼 달리기가 가능하다.
골절 후 5개월쯤인가, 코스트코에 간 적이 있다. 큰 카트를 들고 사람들 사이를 다녔는데, 어떤 아저씨가 카트로 내 카트를 세게 치고 지나갔다. 카트의 진동이 곧바로 내 척추에 닿아 신경이 영향을 받은 듯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온 몸에 식은땀이 나면서 신경이 곤두섰다. 다행히 몇 초간 찌릿하다가 괜찮아졌다. 애매하게 나았을때, 추가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이제 척추압박골절 이후 더이상 필요한 진료는 없다. 해야할 일은 등과 허리 운동을 열심히 해 척추근육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보완하는 것이다. 자세는 최대한 바르게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허리가 굽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어떤 운동을 해야 등 근육이 많이 생기는 지 알아보는 중이다. 좋은 방법과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되찾아야겠다.